연금저축 600만 원과 IRP 300만 원, 어디에 먼저 넣을까요? 4년 뒤 77만 원 차이
연금저축과 IRP는 어디에 넣어도 세액공제액이 같습니다. 갈리는 건 IRP의 위험자산 70% 한도와 중도인출 규칙입니다. 같은 300만 원을 4년 굴린 결과 583만 원과 506만 원으로 77만 원 차이가 났고, IRP를 먼저 채워도 되는 경우와 납입 순서를 정리했습니다.
연금저축 IRP 납입 순서를 물으면 제 답은 연금저축 600만 원이 먼저이고 IRP 300만 원은 그다음입니다. 돌려받는 세금은 어느 쪽에 넣어도 같고, 갈리는 건 그 돈을 어떻게 굴릴 수 있느냐입니다. 같은 300만 원을 4년 전에 넣었다고 가정하고 직접 계산해 보니 IRP의 위험자산 70% 한도 하나로 평가액이 77만 원 벌어졌습니다.
세액공제만 보면 순서는 상관없습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는 연금저축 600만 원, IRP를 합쳐 900만 원입니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면 16.5%, 넘으면 13.2%입니다. 2026년에도 바뀌지 않았고 기준은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납입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16.5%) | 5,500만 원 초과 (13.2%) |
|---|---|---|
| 연금저축 600만 원 | 99만 원 | 79만 2천 원 |
| IRP 300만 원 추가 | 49만 5천 원 | 39만 6천 원 |
| 합계 900만 원 | 148만 5천 원 | 118만 8천 원 |
300만 원은 연금저축에 넣든 IRP에 넣든 49만 5천 원(또는 39만 6천 원)을 돌려받습니다. IRP에만 900만 원을 넣어도 공제액은 같습니다. 다만 연금저축만으로는 600만 원까지만 공제되므로 900만 원을 다 채우려면 IRP가 300만 원 이상 필요합니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올해 900만 원을 다 못 채운다면, 예를 들어 400만 원만 넣을 수 있다면 그 돈을 어디에 두는 게 나은가.
갈리는 지점은 위험자산 70% 한도입니다
연금저축펀드 계좌는 주식형 ETF로 100%를 채울 수 있습니다. IRP는 퇴직연금 규정을 따라서 주식형 ETF 같은 위험자산을 적립금의 70%까지만 담을 수 있고,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채권형, 주식 비중이 50% 미만인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채워야 합니다. 금융당국이 이 한도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2026년 9월 현재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30%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궁금해서 같은 300만 원을 세 가지로 나눠 계산해 봤습니다. 2022년 9월 16일 종가에 사서 2026년 9월 18일까지 그대로 들고 있었다는 조건이고, 분배금은 뺐습니다.
| 계좌와 구성 | 4년 뒤 평가액 | 최대 낙폭 |
|---|---|---|
| 연금저축: TIGER 미국S&P500 100% | 583만 원 | -19.3% |
| IRP: S&P500 70% + ACE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30% | 533만 원 | -15.7% |
| IRP: S&P500 70% +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30% | 506만 원 | -14.2% |
▲ 주황 선이 연금저축 100% 주식형, 파란 선과 회색 선이 IRP 70% 한도를 지킨 계좌입니다. 2024년부터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해 4년 뒤 50만 원에서 77만 원 차이가 났습니다.
채권 ETF로 30%를 채운 계좌는 77만 원, 채권혼합형으로 채운 계좌는 50만 원이 적습니다. 세액공제로 한 번 돌려받는 49만 5천 원보다 큰 금액이 운용 제약 하나에서 나온 셈입니다. 최근 1년만 봐도 345만 원, 337만 원, 324만 원 순서로 같았습니다.
이 4년은 미국 주식이 거의 두 배가 된 구간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표의 오른쪽 칸이 반대편 이야기입니다. 가장 크게 빠졌을 때 100% 주식 계좌는 -19.3%, 채권을 섞은 계좌는 -14.2%였습니다. 하락장에서는 30% 한도가 완충 역할을 합니다. 그래도 연금저축에서는 채권을 섞을지 말지를 제가 정할 수 있고, IRP에서는 규정이 정합니다. 같은 공제를 받는다면 선택권이 있는 쪽에 먼저 넣는 게 맞다고 봅니다.
꺼내 써야 할 때의 차이가 더 큽니다
연금저축은 필요한 만큼만 일부 인출할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수익에 기타소득세 16.5%를 내야 해서 손해이긴 하지만, 급한 돈 500만 원이 필요하면 500만 원만 빼면 됩니다.
IRP는 일부만 꺼낼 수 없습니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 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파산 같은 법에서 정한 사유가 아니면 계좌 전체를 해지해야 합니다. 10년 쌓은 계좌를 500만 원 때문에 통째로 깨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55세까지 20년 넘게 남은 사람에게는 이 차이가 70% 한도보다 무겁습니다.
그래도 IRP를 먼저 채워도 되는 경우
-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이 이미 IRP에 있고 그 계좌에 예금이나 채권을 30% 넘게 두고 있다면, 새로 넣는 300만 원을 전부 주식형 ETF로 사도 한도에 걸리지 않습니다.
- 연금저축펀드에서는 살 수 없는 정기예금이나 원리금보장 상품으로 굴리고 싶은 경우입니다. 이런 상품은 IRP에서만 담을 수 있습니다.
- 중간에 꺼내 쓸 것 같아서 일부러 잠가 두고 싶은 경우. 단점이 장치가 됩니다.
- 주식 비중을 어차피 70% 아래로 가져갈 사람은 한도가 제약이 아닙니다.
네 가지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순서를 바꿀 이유를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납입하기 전에 확인할 순서
- 올해 결정세액부터 봅니다. 세액공제는 낸 세금 안에서만 돌려받으므로 결정세액이 100만 원인 사람이 900만 원을 넣어도 148만 5천 원을 다 받지 못합니다. 작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의 결정세액 칸이 기준입니다.
- 연금저축 600만 원을 먼저 채웁니다. 월로 나누면 50만 원입니다.
- 여유가 더 있으면 IRP에 300만 원까지 넣습니다. 가입 전에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면제되는지 확인합니다.
- IRP 안에서는 위험자산 70%를 먼저 채우고, 나머지 30%는 주식 비중 50% 미만인 채권혼합형 ETF를 쓰면 실제 주식 비중을 85% 근처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 두 계좌를 합친 연간 납입 한도는 1,800만 원입니다. 900만 원을 넘는 금액은 공제는 못 받지만 과세이연은 됩니다.
내 연봉과 납입액으로 환급액이 얼마인지는 etfsim.kr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에 넣어 보면 바로 나옵니다. 계좌를 만든 다음 ETF를 실제로 주문하는 과정은 연금저축펀드 개설 후 ETF 사는 법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 연봉 5,000만 원에 연금저축 600만 원, IRP 300만 원을 넣은 화면입니다. 공제율 16.5%가 적용돼 예상 세액공제가 149만 원(148만 5천 원을 반올림)으로 나옵니다. 계산기 열기
자주 묻는 질문
IRP에만 900만 원을 넣으면 공제를 더 받나요? 아닙니다. 연금저축 600만 원과 IRP 300만 원으로 나눠 넣어도, IRP에만 900만 원을 넣어도 공제 대상 금액은 900만 원으로 같습니다.
연금저축과 IRP에서 살 수 있는 ETF가 다른가요? 둘 다 국내에 상장된 ETF만 살 수 있고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안 됩니다. IRP는 여기에 위험자산 70% 한도가 더 붙습니다.
이미 IRP에 먼저 넣고 있었다면 옮겨야 하나요?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IRP 안에서 70%를 주식형 ETF로, 30%를 채권혼합형으로 맞춰 두고 앞으로 넣는 돈의 순서만 바꾸면 됩니다.
총급여가 5,500만 원을 조금 넘습니다. 공제율이 낮은데도 900만 원을 채울 만한가요? 13.2%로 계산해도 900만 원에 118만 8천 원입니다. 다만 55세 전에 꺼내면 16.5%를 내야 해서 받은 공제보다 더 토해 내게 됩니다. 중간에 쓸 가능성이 있는 돈이라면 금액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 투자 유의사항: 세액공제 한도와 공제율은 2026년 9월 기준이고 세법이 바뀌면 달라집니다. 4년 비교는 2022년 9월 16일부터 2026년 9월 18일까지 KRX 종가로 계산한 값으로 분배금과 매매 비용을 뺐으며, 미국 주식이 크게 오른 구간이라 다른 시기에는 순서가 뒤집힐 수 있습니다. 어느 계좌에 얼마를 넣을지는 본인의 결정세액과 자금 계획에 달려 있고, 이 글은 특정 상품의 매수 권유가 아닙니다.